크리스마스 겸 해서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하였습니다. 점심때 방문하여 먼저 식사를 하기 위해 롯데월드몰 5층 식당가를 찾아다녔습니다. 눈에 띄는 음식은 별로 없고 사람이 많아서 줄이 긴 식당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없을까 찾아보다가 곰탕을 발견하였습니다. 예전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별로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동행한 친구가 탕을 좋아하고 대기줄도 없고 자리도 꽤 있어서 다시 방문하였습니다.
내부는 그리 크지 않지만 메뉴가 곰탕 단일 메뉴여서 그런지 회전율이 굉장히 빨라 보입니다. 식당에 들어서면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근데 이곳에 안 좋은 점이 두 명이 오면 꼭 2인석에 앉게 합니다. 자리가 많이 있어서 편한 자리 4인석에 앉으려 해도 2인석에 앉으라고 이야기합니다. 2인석에 앉으면 짐이나 가방을 놓을 자리가 없어서 짐을 놓기가 불편한데.. 손님 많이 받아서 장사해야 하니 불편을 감수하라는 것 같아서 손님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손님 위주가 아닌 주인 입장에서 장사하는 것 같아 보여서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메뉴는 간단하게 고기와 내포가 따로 들어갔는지 같이 들어갔는지와 양의 차이에 따라 구별되어 있습니다. 보통곰탕과 특별곰탕으로 주문하였습니다.
보통곰탕(13,000)+특별곰탕(16,000)=29,000원
테이블에는 간단하게 소금과 후추가 있습니다.
주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나왔습니다. 놋그릇과 놋수저 젓가락 세트로 고급스러움과 옛스러움이 담겨있어 보기에는 좋아 보였습니다. 팔팔 끓여서 나오지 않고 먹기 좋은 온도로 뜨끈하게 나옵니다. (놋그릇은 굉장히 뜨거우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썰어 나온 파와 김치와 깍두기 몇 조각 그리고 물 한잔입니다.
보통곰탕입니다. 고기만 들어있습니다. 국물은 기름이 살짝 떠있고 누르스름한 색이 진한 게 정성껏 잘 우려낸 것 같아 보입니다. 고기는 100%한우암소라고 하는데 국물에 기름기가 머금어진 느낌으로 뻣뻣함이 적고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괜찮았습니다. 밥이 국물에 말아져서 나와 쌀에 국물이 잘 베있어서 부드럽게 먹기는 좋았지만 국물에 누린내가 조금 살짝 아쉬웠습니다. 국물의 기름이 진해서인지 묵직하고 진한 맛이 느껴지지만 조금은 싱거워서 소금을 두 번 정도 뿌리고 후추로 간을 하니 그제야 알맞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특별곰탕입니다. 고기와 내포가 가같이 들어가 있습니다. 국물을 먼저 먹어보았습니다. 내포가 들어가서 고기만 들어간 보통곰탕보다 누린내가 많이 나서 저는 더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큰한 탕이었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맑은 고깃국물에 있으니 냄새가 그대로 살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같이 온 친구는 그래도 국물까지 깨끗하게 먹었습니다. 내포를 즐겨 드시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곰탕집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김치와 깍두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일단 이곳에 김치 깍두기는 보는 순간부터 별로입니다. 처음 주는 양이 너무나 적습니다. 김치 쪼가리 두 개와 깍두기 네 개입니다. 김치는 배추김치와 아래 깔려있는 갓김치 두 종류로 한 장씩 있는데 배추김치는 잘 익은 것 같지만 특별한 맛이 없는 그냥 밋밋한 김치입니다. 갓김치는 갓의 진한 맛보다 단맛이 너무 강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깍두기는 신맛이 강해서 그나마 곰탕에 잘 어울리는 맛이었습니다.
■영업시간 : 매일 10:30 ~ 22:30
곰탕은 정성을 들여 만드는 것 같아 보이긴 했지만 손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게 아쉬웠고 가격에 비해 후하지 못한 음식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아버지는 곰탕을 끓이시고 어머니는 깍두기를 담그신다. 그 맛 그대로'라는 음식의 뜻을 담고 있다면 음식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닌 손님을 대접하던 옛 방식도 그대로 가져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진한 고깃국물과 내포의 맛을 느끼고 싶으시면 음식 맛만 생각해서 방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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